공지사항

남궁청완 이사장님 조문보

서울협 2025. 2. 12. 11:39

고 남궁청완 님을 그리며…

제가 고인을 처음 뵈온 건 칠 팔 년 전 쯤, 아마 한겨레두레 예비상주 교육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 강의를 열심히 들으시기에 강의가 끝난 후 인사를 드렸지요. 그때 옆에 있던 어떤 분이 제 귀에 속삭였어요. "한두레 것을 열심히 베껴가세요."  응~? 뭐하는 분인데…? 

이후 서울협 회장이 되어 경동시장 인근 혜민서 사무실에 찾아가 말씀 나누었죠. 약업에 뛰어든지 40여 년, 경동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신협을 만든 이야기, 지금은 혜민서협동조합을 만들어 노인돌봄에 애쓰고 있는 이야기… 

이후 고인은 서울협의 우군, 저의 든든한 내편이 되어주셨습니다. 사무실에 한방차를 보내주시고 저희가 하는 사업에 늘 참여해주셨으며 제가 서울협 활동이 힘들어 조언을 청하면 말은 아끼고 맛있는 쇠고기와 칭찬으로 대신하셨죠. 

언젠가 제가 이사직을 요청드리니, "건강이 안 좋습니다." 하시기에 이번엔 제가 대접해드리겠다고 갔다가 또 얻어먹고 온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가실 줄 알았다면 그때 빡빡 우겨서라도 계산을 할 껄… 새해 안부 인사라도 드릴 껄… 

좀 일찍 가셨다 싶지만 어쩌겠습니까? 인명이 재천이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인데. 다만 그가 말한 것 처럼 제가 오늘 '가슴 뛰는 협동조합인의 삶'을 산다면 늘 그와 함께 하는 셈일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youtu.be/rJaN-z0gu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