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치곤 굵은 비가 주룩 주룩 내린 지난 금요일 아침, 2사분기 서울협 이사회가 마포 울림두레생협에서 열렸습니다. 어? 울림두레에서 서울협 이사회를?
발단은 얼마전 '불턱'의 임팩트 네트워크 공부 모임이었습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아 고민이 깊어가고 있었는데, 강의 말미에 임팩트 네트워크를 만드는 관건은, "결국은 관계고, 사랑이죠."란 말이 유난히 크게 들리더군요. 그렇지! 서울협이 조금씩 나아진 것도 그 때문이고, 아직
미흡한 것도 그게 부족해서겠지.…
그 즈음, 마포두레가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무조건 전화드렸어요.
"이번 서울협 이사회, 마포두레에서 할까요?" 과부심정, 홀아비도 안다고 어려운 사람들 끼리 어려움도 나누고 생협 장도 보고.
잠시 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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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 마음"
사무실은 작지만 깨끗하고 환했어요. 낯선 제가 들어섰을 때 일하는 분들이 눈 마주치며 인사하는 모습이 좋더군요.
많이 내린 비 때문인지 이사님 몇분이 불참하시어 정족수 미달이었지만 그냥 진행했습니다. 정족수를 따져야할 만큼 중요한 사안도 없었지만 서울협 이사님들이 이 정도 이해하지 않을까요?
활동보고를 하며 교육원, 민간상담실, 단비기금 진행상황을 설명하다보니 문득 깨닫게 되더군요.
아, 서울협이 생태계에 필요한 걸 하나씩 만들고 있구나! 비록 아직 보잘 것 없지만 어렵게 뿌린 씨앗, 함께 잘 키우자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럭저럭 이사회를 마치고 두레생협 심이사장님이 성미산 마을에서 시작된 생협 이야기, 그리고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얘기해주셨고 돌봄두레 이사장님도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하셨지요. 경험과 얘기 나누다 우리가 함께 할 꺼리는 없나, 도울 꺼리는 뭘까, 잠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설명이 끝나고 두레생협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매장도 넓직하고 생활재도 풍부하게 구비되어있었으며 한 구석엔 동네 공유부엌도 있더군요. 우리가 상상했던 협동 매장이 잘 갖춰진 것 같은데 왜 경영이 어려울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장바구니에 조금 더 담았습니다.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두루치기와 된장찌개로 함께 식사했는데 정갈하고 맛있더군요. 성미산과 두레가 있는 곳이어서 그런가 정겹고 건강한 밥상이었습니다.
우산을 안 가져온 이사님에게 우산 드리겠다고 한걸음에 사무실 달려 갔다온 심이사장님, 그 마음이 고맙습니다. "마음을 두드려 세상을 깨웁니다"라는 두레의 미션이 반드시 이루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