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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 12차 총회 후기

서울협 2025. 3. 28. 14:41
총회를 앞두고 여러 생각이 오락가락 했다. 지난 일년 수많은 시도를 하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 조직 규모에 있어서나 역량에 있어서나 서울협이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재정은 계속 악화되고.…

 

세상 일이란 게 다 진행 과정일 뿐이니 어려운 상황을 견뎌온 축적의 시간과 회원 간 관계가 짙어진 것에 의미를 두자고 혼자 다짐하며 인쇄한 자료집을 아침부터 무겁게 낑낑매고 가져왔더니…
표지부터 오타! 총회 일자가 3.27일 ("금")… 이게 뭐냐, 도대체!
회의 장소로 교통이 편하고 시설도 좋은 서울시의회 대회의실을 빌릴 수 있어 너무 좋았는데, 아… 하필 이 며칠 사이 내진 공사를 한다고 온 시방에 가림막에 먼지 투성이다. 되는 게 읍따.…
총회 당일 아침 일찍 도착해보니 동료들이 내가 저지른 오타 수정한다고 "(목)" 글자를 출력해서 자료집 마다 오려 붙이고 있었다. 쳐다보고 있기 미안키도 하고 총회에 사람 안 오면 어쩌나, 혹시 나가 맞이하면 정성이 통할까, 건물 밖으로 나갔다.
아, 저기 한 사람 온다. 아, 또 한 사람 온다.
"장소를 못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마침 나와계셨네요."
반갑게 마주 잡은 손이 따뜻했다.
 
대충 회의장이 찼다.
총회에서 의안이고 뭐고 간에 시상과 뒷풀이가 제일 중요하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한 협동조합에 주는 '잘했다' 상은 칼폴라니에게,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는 협동조합에게 주는 '힘내라'상은 쿱비즈에,
그리고 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주는 '고맙다' 상은 서울시 이상훈의원에게 드렸다.
돈이 없어 그럴 듯한 선물은 없었지만 책상 위에 놓을 수 있는 작은 상패와 각각 '감사합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이것은 뇌물'이란 스티커를 붙인 장미꽃 한 송이씩 드렸다.
이렇게 해찰하다 보니 형식요건 갖추고 진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모든 과정 다 생략하고 (윽, 기명날인인 지정까지 빼먹었다…) 바로 본론으로 직행했다. 한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긴 내용의 1부 24년 활동 평가와 25년 사업계획 보고를 끝내고 바로 2부 사업실행을 위한 협동실천 워크숍으로 들어갔다.
 
긴 얘기 짧게 하자면, 사업계획을 일방적 설명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워크숍 방식으로 진행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서울협이 올해 추진하고자 하는 네 가지 주요 사업인 협동기금, 상담실, 이사장학교, 제도개선을 참가자들이 분명히 알게되었고 함께 하겠다는 개인 다짐까지 하였으니 이 이상 뭘 더 바라겠는가? 토론 뿐 아니라 몸풀기로 시작해 조별로 함께 밥을 나눈 우리는 심지어 처음 만난 사람과도 진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이런 순간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아래는 그후 오간 여러 sns 메시지 내용들이다.
"오늘, 총회를 이렇게도 열 수 있다, 너무 좋았다, 배웠다, 우리도 그렇게 해보겠다 등 좋은 의견이 많았어요. 총회가 잘 진행된 것도 좋지만 이런 '사회혁신'을 이루어낸 것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시민행복디자이너 서울시의원 이상훈입니다.
오늘 아침, 부랴부랴 수유역 출근 피켓팅을 마치고, 시의원회관으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서로 배우며 서울지역 협동경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온 고맙고 미안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의 12차 정기총회에 초대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기총회 초대도 감사한데, 거기에 더해 가슴 찡한 표창도 받았습니다.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회원들이 주시는 <고맙다상>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민관협치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우리가 어찌 해야할지 몰랐을 떄 그대가 우리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빨리 성장해서 그 고마운 손에 보답하겠습니다. 서울지역협동조합이 미래도시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 서겠습니다."라고 가슴 찡한 글귀가 적힌 소박하고 정성스런 상장이었습니다.
다시한번 고맙고 미안합니다.
서울 협동경제가 내실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단단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더욱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오늘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에서 힘내라 상을 받았습니다. : )
제가 한 일이라곤, 그저 자리를 지켰을 뿐이고, 쿱비즈와 함께 하고 계시는 든든한 동역자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 )
그리고 오늘 협의회 총회는 여러모로 봄볕 같았습니다. 한영섭 이사님의 찰진 워크숍 진행이 한몫을 하기도 했구요 : )
긴 겨울을 보내면서, 손발이 시렸던 고단한 순간들, 또 언제 그랬느냐며 금세 잊고, 훌훌털며 봄을 맞이 합니다. 올 한해도 열심히 살아내야 겠습니다."
 

우와 기쁘고 감사합니다!!! 특히 상을  주시는 이유가 제 마음에 쏙 듭니다. (상금이나 상품은 없나요? ㅋ) @김상현서울협동조합협의회장님 감사합니다 ^^"
"뒷풀이를 못해서 아쉽네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저는 서울협 덕분에 한단계 성장했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저는 이제 아이돌봄하러 고고싱!"

 

"제한된 인원으로 잘 치뤄낼 수 있을려나 걱정을 좀 했었더랬는데,기우였습니다.(미소)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각자 자리에서 기대이상의 수준으로 일을 해주시기 때문에 서울협이 지속 가능한 것 아닌가 싶군요.인상적이었습니다 ~~^^  지치지 않고 계속 홧팅!"
 
"참석하신분도 많고 작년보다 더 분위기도 좋고 잘 마무리된 것 같아 좋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총회에 앞서 전국협 김대훈 총장이 임지은 시인의 탄핵 한 줄을 인용해서 한 축사가 계속 떠오른다.
"우리는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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