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끄럽게도 여성의 날을 이십 년 전 중국에서 사업할 때 처음 들었습니다. 3월 8일이 '부녀의 날 (妇女节)'이니 여성 직원들에게 반나절 휴가와 선물을 줘야한다는 겁니다. 악덕기업주였던 저는 소리 질렀죠. 뭐~~? 무슨 이런 개떡 같은 법이 다 있어? 일은 언제 하냐?
그러고 보면 당시 중국은 못살았지만, 잘 산다고 뻐기던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웠던 여성전문병원, 여성백화점이 있었고 '여성은 하늘의 절반'이라 하여 여성 인권이 잘 보장된 사회였습니다. ㅎㅎ
혹시 3월 8일이 왜 여성의 날인지 아시나요?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하나는 미국에서 1908년 3월 8일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Bread for all, and roses, too!)"라고 외치며 노동환경개선(빵)과 여성 참정권(장미)을 요구한 시위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 있고요, 1917년 러시아 여성 노동자들이 빵과 평화를 외치며 벌인 대규모 파업 시위로 인해 러시아 차르가 폐위되었으며 여성 투표권도 인정되었기에 이 날을 여성의 날로 정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여성인권보장은 참으로 피로 쓴 역사입니다. 세상의 진보는 쉽게 얻어지는 법이 없지요.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UN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 정하고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의 지위나 권리, 역할이 대폭 개선되어 하루빨리 여성의 날이 폐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이 앞장서야 하겠죠? '입으로만 젠더 평등주의자'인 저도 '내일' 하루 만큼은 실천하겠습니다.
어제 넷플××에서 "딸에 대하여"란 영화를 보았는데 성 역할, 성 정체성, 세대갈등, 돌봄노동, 정상가족신화 등에 대해 아주 묵직한 이야기를 풀어놓더군요. 여성의 날을 맞아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다시 한번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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